본문 바로가기
부자의 책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by 생각과기록 2023. 6. 24.
반응형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소감



정신없이 화려하고, 산만하지만 독특하다. 특이하지만 무겁고 진중하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훅을 던지고 뺨을 때린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따뜻한 눈으로 다 시 보게 된다. 조이가 베이글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엄마 에블린이 조이를 잡는다. 그런 에블린을 아빠 웨이먼드가 잡는다. 웨이먼드는 할아버지가 잡는다. 그렇게 모든 가족이 조이를 잡는다. 지금 다시 한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바라보자.

거대한 우주 속의 작은 태양계, 그 태양계에서도 아주 작은 지구. 그리고 그 작은 지구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하찮은 존재 인간. 하지만 그 하찮음은 가볍지 않다. 왜? 바로 함께 손을 잡아주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세상에서 만난 멋진 신사 웨이먼드가 화려한 영화배우의 삶을 살고 있는 에블린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당신이 또다시 내게 상처를 준대도 이 말은 하고 싶어. 다른 생에선 당신과 함께 빨래방도 하고, 세금도 내며 살고 싶어" 

그리고 에블린은 현실의 찌질한 남편 웨이먼드와의  사랑스럽고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웨이먼드를 껴안는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다. 나도 울었다. 
 
삶은 그렇다. 내가 살고 있는 다른 세상에서 살기를 우리는 바란다. 현실에서 부족함을 다른 세상에서 찾기를 바란다. 그래서 항상 눈은 다른 곳을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지금 살아내는 이 순간이,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이 관계들이, 더 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뭔가를 바라기 전에 지금을 감사할 줄 알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영화에서 멀티버스는 선택의 순간에서 하나의 선택을 한 또 다른 나다. 인생의 사소한 결정들은 엄청난 차이로 이어진다. 결정의 갈래길마다의 순간의 선택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과거 인생의 터닝포인트 지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고 3때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 생각이 없었다. 기계과, 토목과, 치대, 경찰대 등 전혀 다른 결의 전공들에 지원했다.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항상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 과거 치대나 경찰대에 합격했다면 지금 내 삶은 어떨까?  '다시 과거 고 3으로 돌아간다면?'

우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와야겠다. 군대를 다녀와서는 2년동안 책만 읽을 것이다. 돈이 필요할 것이다. 집중이 잘되는 아침시간에는 책을 읽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3년째에는 군대에서 받은 월급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가지고 세계 여행을 갈 것이다.

내 삶의 방향과 철학을 찾을 때까지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유럽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 것이고, 러시아에서는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건널 것이다.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겠다. 돈이 부족하면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겠지. 그렇게 선택한 내 삶이라면 지금의 후회보다는 덜 한 후회가 되지 않을까?
 

친철해라! 

에블린은 다정함과 친절함으로 공격해오는 상대들을 무찌른다. '친절'과 '다정함'이 삶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누구나에게 친절과 다정함으로 대할 수 있을까?

마음은 다르지만 겉은 친절하다면 그것이 진짜 다정함일까? 그렇지 않다. 내 마음이 썪어가면서 주는 다정함에 진정한 따뜻함이 묻어 있을까? 다정함과 친절함 속에 솔직함까지 들어있어야 진정한 따뜻함이다.

가식적인 친절과 다정함은 결국 한계가 있다. 
 
삶에 감사할 줄 알때, 고마워할 때 우리는 진짜 친절과 진짜 다정함을 갖게 된다. 감사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어떨까?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매일 아침 눈을 감고 내 곁에 있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죽는 상상을 해보라고 했다.

만일 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내일 당장 죽는다면 어떨까? 지금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이보다 더 소중할 수 있을까? 내 사람들, 내 공간들, 내 과거들, 그리고 내 현재들에 감사해보자. 감사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금 나는 카페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새벽 5시 이 시간, 나를 위해 문을 열어주는 카페가 있어 감사하다. 제목을 알 수 없는 이 노래를 들으며 잠깐 눈을 감아본다.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이 글을 쓰고 나면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만나러 간다. 건강한 두 다리가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감사한 일 투성이다. 다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친절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허무주의 

영화 속에서 돌맹이가 된 조이와 에블린의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우린 모두 어리석어. 하찮고 어리석은 존재가 인간이야. 우린 오랫동안 지구가 우리 중심인줄 알았고, 그와 다르게 주장하는 이들을 죽이고 고문했어. 수많은 태양 중 하나인 태양, 그리고 그 속의 작은 지구, 하나의 우주 속에 그 모든 게 존재하지만, 그조차 무수한 우주 중 하나일 뿐이야."

하찮기 때문에 무의미할까? 티끌만한 존재이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거대함을 만들기 위해 하찮음이 존재해야 한다. 하찮은 것들이 모여, 조금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가치들이 모여 또 다른 가치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점점 더 큰 존재가 되어 간다. 
 
영화 속 조이는 대학을 중퇴하고 여자친구와 사귄다. 욕을 하고 엄마와 대립하고 싸운다. 지금 우리 곁에도 이런 젊은 친구들이 많다. 기회조차 갖지 못해, 삶을 내려놓고 포기하려는 친구들이 많다. 기회의 부재, 노력해도 시도조차 할 수 없을 때 느끼는 고립감과 무력함. 40대 중반, 우리 세대가 느낄 수 없는 느낌일 것이다.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다녀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내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며, 이를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뉜다." '책은 도끼다'에서의 저자 박웅현의 말이다. 박웅현은 알랭드 보통의 말처럼 밤의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라고 한다. 
 
박웅현은 삶의 속도를 늦추라고 강조한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라고 한다.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노력을 해봤으면 좋겠다. 설사 좋아하는 것을 시작했다가 싫어하는 것이 될 수 있을 지언정,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좋겠다. 
 
앞으로 AI, 자동화 같은 기술진보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물리적으로 줄 수 밖에 없다. 취직해서 남을 위해 일하는 기회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우리는모든 세계의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만나고 있다.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자.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어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영화평론가의 느낌으로 한마디!

'everything everywhere' is right here, right now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