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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책

소설 리뷰. 물망초 식당. 청예. 팩토리나인

by 생각과기록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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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식당 소감

편식을 고쳐주는 식당, 물망초 식당에는 진심을 담은 위로와 사랑이 있습니다. 편식은 음식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기억에 대한 저항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포함해서 무언가를 멀리 하는 이유에는 과거의 나쁜 기억이 존재합니다. 그 나쁜 기억이 저항이 되고 삶의 바깥으로 밀어내고 싶어 하는 이유가 되죠.

 

이 책에서는 7명의 사람이 편식을 이겨내며 새로운 삶의 동력을 얻습니다. 그 동력의 한가운데에는 사랑을 듬뿍 담은 문망초의 음식이 있습니다.

 

김치의 편식을 고쳐가는 유현을 보며 우리는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냥 해보는 것이죠.

 

낙원이 족발을 먹게 되게 되는 모습을 보며 과거의 기억을 흘려보낼 줄 아는, 놓아줘야 할 때 내려놓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릴 적 구질구질하게 커왔다고 생각하며 아빠가 구워줬던 꽁치를 싫어했던 태준은 망초의 음식을 통해 아빠를 이해하게 됩니다. 가난했던 아빠가 딸에게 줄 수 있었던 최선의 음식은 구질구질함 속에 진짜 사랑을 담은 꽁치였던 것이었죠.

 

반려견 만식이를 잘 못 키워서 일찍 떠나보냈다고 생각한 만수! 만수는 사람마다 해줄 수 있는 게 다르다는 사실! 진심으로 아껴줬으면 상대도 다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휘민은 떡볶이를 먹게 되면서 당당함을 선물 받게 됩니다.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바로 응원해 줄 수 있는 주변의 사람들이죠. 세상에 하찮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찮은 일도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버텨내며 해 나가는 휘민을 보며, 우리는 모두 당당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재인은 모든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외동딸입니다. 하지만 재인은 친구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친구들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춥니다. 사랑받고 싶어 하고, 관심받고 싶어 하면서 아이의 상태로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죠. 채소를 먹으며, 이제야 재인은 성장하게 됩니다. 시간과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멈추지 않는 것이죠. 결국 변화하는 것이야 말로 성장하는 것이고 당찬 어른이 되는 길이죠.

 

마지막 편식의 치유자는 바로 문망초의 엄마입니다. 아빠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이유를 엄마는 자신이 만든 죽 때문이라고 믿고 삽니다. 그렇게라도 자신을 질타해야 아픈 마음을 버텨낼 수 있었을까요? 엄마를 설득시키며 죽을 먹게 만드는 망초의 노력이 대견합니다. 그 노력에는 사랑이 듬뿍 담겨있죠.

 

7명의 편식을 고쳐가는 음식에는 정성과 사랑이 가득합니다. 세상에는 편식처럼 숨기고 싶은 과거의 기억들이 존재하죠. 하지만 그 기억들에 휘둘려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한다면, 이 책을 통해 한 발짝 내딛으며 변화하려는 용기를 만나게 됩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그 쉬움 속에 인생의 귀한 메시지가 담겨 있네요.   


닮은 사람이 있을까요?

이 소설 속에서 나와 닮은 사람이 있는지를 찾아보게 됩니다.

 

우선 저는 편식을 하지 않습니다. 운이 좋은 거겠죠. 뭐든지 잘 먹습니다. 너무 잘 먹어서 탈이죠. 편식을 떠나 과거의 아팠던 기억이 뭐가 있었을까? 고민해봅니다.

 

변화하는 꽁치 완자의 태준이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구질구질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며, 제가 가진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떠올려보게 됩니다. 사회생활 시작할 때, 결혼할 때 부모님은 제게 단 한 푼의 경제적 지원을 해주지 않으셨죠.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내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을 때,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도와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인생 살이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다소 가라앉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풍족한 삶이었다면 분명 넘쳐나는 경제적 지원을 해주셨겠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부정해서는 안 되겠죠. 

 


최근에 기억나는 식사는?

오늘 힘든 일을 겪었다면 내일 누군가와 따뜻한 밥 한끼를 나누며 털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소망합니다. 최근에 기억에 남는 식사를 함께 떠올려볼까요?

 

저는 보통 아침도 혼자 먹고, 점심도 혼자 먹습니다. 저녁은 가족과 함께 먹고요. 큰 아들이 손가락이 크게 다쳤어요. 2달 정도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서 손가락이 회복 중이지만, 불안한 마음이 가슴속에서 끊임없이 요동쳤어요.

 

얼마 전 아들이 5번째 수술을 하고 갑자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다고 했어요. 아들은 울면서 하염없이 걱정하면서 잠을 자지 못했어요. 물론 아무것도 먹지 못했죠. 다음 날 유명하다고 하는 호흡기 내과를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병원 원장님이 아들이 천식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수술 때문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게 아니다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아들은 이유를 알았고, 그제야 웃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지어 먹이기 위해 병원 근처의 식당에 갔어요. 쌈밥 집이었는데, 아들과 아내와 함께 셋이서 1달 반 만에 밖에서 외식을 했어요. 아들은 전날 먹지 못한 음식량까지 가득 해치웠어요. 그 모습을 보며 아내와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치유의 방법

망초는 음식, 밥을 통해 자신의 삶과 관계를 치유해갑니다. 특히 마지막 엄마에게 계란죽을 만들어주면서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게 되죠.

 

여러분은 망초의 음식처럼, 일상을 치유하고, 치유받을 수 있는 동인이 있나요?

 

저는 사람들에게 제 진심을 잘 이야기를 못하는 편입니다.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관종의 기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도 잘 못하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도 잘하지 못하는 편이죠. 주변 사람들은 저를 얼핏 봤을 때 긍정적이고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제 속은 거뭇거뭇 해질 때가 있죠. 거뭇해진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적어봅니다. 내가 내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일 필요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내 마음을 진솔하게 적어봅니다.

 

그렇게 나를 바라다보면 감정의 이유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망초의 음식처럼 여러분만의 치유법을 찾으면 좋겠어요.


 음식과 사람

음식은 정성이라고 합니다. 하찮은 재료는 없다고 합니다. 어떤 요리를 만나느냐에 따라 천자만별로 변화할 뿐이죠.

정성을 담아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들어줘보세요. 진심은 통합니다.

 

모든 세상의 엄마들은 자식의 입 속에 맛있는 음식을 먹일 때 환희를 만나게 됩니다. 사랑을 담은 음식과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삶이 있을까요?

 

저는 음식을 잘 못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에게 사줘야겠습니다. 우선은 내 사랑하는 아들과 아내, 그리고 친구, 동료들이 되겠죠. 여러분도 애정을 듬뿍 담은 맛있는 음식과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곁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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