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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정보

어도비 피그마 인수, 디자인 회사의 미래

by 생각과기록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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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M&A

경쟁사를 이기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깔끔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돈을 주고 사버리면 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렇게 깔끔한 대형 인수가 최근에 벌어졌습니다. 대기업 어도비가 피그마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200억 달러에 사버렸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28조 6천억 원입니다. 최근 자본시장이 급랭하면서 스타트업의 투자가 예전같이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피그마 인수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어도비는 피그마의 창업자들은 하룻밤 사이에 조 단위의 돈을 가진 부자가 되었습니다.

피그마라는 회사

피그마는 생긴 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구독 기반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회사의 창업자는 딜란 필드라는 30살 된 청년입니다. 브라운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던 이 청년은 대학을 중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에 착수합니다. 딜란 필드가 간절히 바라던 소프트웨어는 웹브라우저에서 사용 가능한 디자인 소프트웨어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쓸 수 있는 포토샵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구동하도록 프로그램이 가볍게 구현됐습니다. 인터넷에서 디자인을 할 수 있다면 협업이 가능하게 됩니다.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디자이너들이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프로젝트 링크를 피그마 플랫폼에 공유함으로써 디자인 작업 과정 중에 누구라도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됩니다. 프로젝트 PM이 디자인에 실시간으로 소통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피그마의 서비스 전에는, 디자이너는 디자인 작업이 된 파일을 주고받고, 수정사항을 요청하고, 수정하고, 다시 디자인하고, 다시 수정 작업된 파일을 보내고 받는 불필요한 반복적 행위를 해야만 했습니다. 혁신적인 피그마의 서비스와 기능을 많은 회사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 선거 캠프에서도 피그마 플랫폼을 활용해서 선거 캠프 이미지 디자인을 했습니다. 넷플릭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줌 같은 대형 회사도 피그마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도비에게 피그마가 필요한 이유

M&A 시장에서는 적정 인수 가격이 있습니다. 대략 인수된 기업 매출의 5배 정도가 평균 인수 가격이라고 합니다. 피그마의 연간 매출은 현재 약 4억 달러 정도입니다. 그런데 팔린 가격은 200억 달러입니다. 매출 대비 약 50배의 가격으로 팔린 것입니다. 너무 비싼 듯 보입니다. 하지만 어도비는 피그마를 인수하지 않으면 어도비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어도비의 주요 제품인 포토샵은 데스크톱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무겁고 데스크톱에서만 운영 가능한 포토샵을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인터넷에서 사용 가능한 피그마, 캔바, 라이프 엑스 같은 디자인 스타트업 회사의 효율적인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구글의 크롬을 이용하듯, 어도비는 미래에는 사람들이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어도비 역시 협업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 협업 편의성은 피그마가 압도적으로 뛰어납니다. 피그마는 전문가에게 한 달에 12달러를 구독료로 받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료 서비스입니다. 넓은 디자이너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커뮤니티 힘이 뛰어납니다. 사용자가 찾는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도비는 피그마를 이기기보다는 품에 안아 함께 성장하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도비와 피그마의 미래

피그마의 창업자, 30살의 젊은 딜란 필드는 앞으로 어도브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부문을 맡고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도비와 피그마의 관계를 메타와 인스타그램의 관계로 비교합니다. 또 디즈니랜드와 픽사의 모습을 연상하기도 합니다. 디자인 사업분야의 1등과 2등이 앞으로 낼 시너지는 어떻게 될까요? 기업의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잘 된 한 번의 결정이 기업의 미래를 보장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한 번의 결정이 기업을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시장은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한 사례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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